[조선비즈] 우양코퍼레이션, 한우 전용 발정 탐지기 위태그(W-tag) 상용화
지난해 울산의 한 대기업에서 은퇴한 최모씨 부부는 최근 고향인 전북 김제로 귀농해 한우를 키우기 시작했다.
부부가 마냥 놀기에는 아직 젊고, 대학에 다니는 아이의 학비며 생활비라도 벌면 좋겠다는 취지에서다.최씨가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는 일은 소관찰로 하루 5시간 이상이다.사육하는 한우의 수를 늘리기 위해 암소를 키우다
보니 수정이며 출산 등 수소보다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최씨는 "한우를 키워본 경험이 많은 농가에서는 한번 보면 소 상태를 알겠지만 우리부부는 경험이 없어 신경을
더 쓸 수밖에 없다"며 "키우는 소가 암소라서 어디 멀리 가지도 못하고 소 엉덩이만 쳐다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 ▲ 우양코퍼레이션이 개발한 한우 전용 발정 탐지기 ‘위태그’를 목에 건 한우. /우양코퍼레이션 제공
국내 한 벤처기업이 대규모 소사육농이나 최씨 부부처럼 소를 키워본 경험이 부족해 실패를 겪는
농가를 위한 장치 상용화에 성공했다.우양코퍼레이션(이하 우양)은 그동안 이스라엘과 네덜란드
에서 수입하던 소 발정 탐지기를 대체할 수 있는 한우 전용 발정 탐지기 ‘위태그(W-tag)’를 축산
농가에 본격적으로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16일 밝혔다.
우양과 국립 경상대 축산생명학과 장홍희 교수팀이 공동으로 개발한 위태그는 활동량 측정이 가능한
센서를 이용해 24시간 한우의 활동량과 활동 빈도를 측정한다.이렇게 모아진 빅데이터를 앱(APP)
으로 분석해 발정 시작 시간, 발정 여부 등을 정확하게 탐지한다.우양은 한우가 발정을 시작하면
활동량이 평소보다 1.3~1.5배 증가하는 것에 착안해 시스템을 개발했다.
장치의 정확도는 96% 이상으로 거의 정확한 수준이다.기존 눈으로 관찰하는 발정 확인율은 50% 내외에
불과해 발정이 시작된 것을 알아도 인공수정이 한번에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여러 번 수정하는 과정에서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수정의 경우 정확한 시기를 놓치면 다시 수정이 가능할
때까지 거의 한달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사료값도 더 들게 된다. 위태그가 탐지한 결과는 1시간 단위
의 실시간으로 행동 특성과 발정 지수 그래프로 제공하고, 농장주에게는 스마트폰 문자 서비스로 알려준다.
이 제품은 한우의 휴식·반추·승가·걷기와 같은 행동 패턴을 통해 한우의 정확한 수정 적기를 파악할 수 있다.
또 비정상적 행동 패턴 정보도 제공해 난소 낭종과 같은 질병에 걸렸는지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기능도 탑재했다. 우양은 출산이 임박한 암소의 경우 활동량이 다시 증가한다는 점을 활용해 출산 임박 정보도
농장주에게 알려준다.
어미소가 송아지를 낳았을 때도 보온과 양수 닦아주기 등의 관리를 해주지 않으면 송아지가 죽을 확률이 높다.
최근처럼 송아지 한 마리 가격이 400만원 안팎에 거래될 때에는 한 마리만 실패해도 어지간한 직장인 한달 월급
만큼 손해가 발생한다.우양은 전량 해외에서 수입되던 제품을 대체할 수 있도록 해외 제품의 50% 수준으로
가격을 정했다. 김진홍 우양 대표는 "위태그는 임신이 가능한 암소를 적기에 수정시킴으로써 사료비용 절감과 수태율
증가를 통해 농가의 소득 증대, 생산성 향상 및 노동력 절감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홍희 경상대 교수는 "위태그는 외국 제품보다 한우에 최적화된 발정탐지 및 수정적기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한우
의 번식·활동 정보의 국외 유출도 방지할 수 있다"며 "향후 스마트 축산을 위한 빅데이터를 이용해 무인 축사구축 등
국내 한우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